북한은 왜 그토록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가?
- 북한은 왜 그토록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가? 그리고 현 상황에서 핵무기를 포기할 이유나 가능성이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포기 가능성도 달라진다.
우선 안보용이다.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핵무기로 극복하려는 의도로 보는 견해다. 경제력은 물론 재래식 군사력에 있어서 한국에 열등한 북한이 핵을 보유함으로써 그 열세를 만회하고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핵무기만이 확실한 국가안보, 정권안보를 담보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두 번째는 협상용이다. 핵을 담보로 미국으로부터는 안보보장을 받고, 한국, 일본 등으로부터는 경제원조를 얻늠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견해다. 1993~1994년 1차 북핵 위기 후 타결된 북미 간 협정에서 북한이 대규모 경협을 얻어낸 것이 주요 예다.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하는 주목적이 경제원조 등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용이라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물론 핵무기 기술이 진전될수록 포기에 대한 보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 번째는 체제 유지용이다. 김일성에 비해 카리스마나 권위가 부족한 김정일과 김정은이 통치를 강화하려는 체제 강화책으로 핵을 이용한다고 보는 견해다. 아무리 독재정권이라고 해도 물리적인 억압에만 의존할 수 없으므로 외부와의 긴장관계를 조성함으로써 내부의 단결을 꾀하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김정일과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체제강화가 주목적이라면 세습권력이 건재하는 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핵 국가로서의 위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소수 강대국뿐이다.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보는 견해다. 일종의 '핵만족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북한이 핵 실험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마치 강대국이라도 된 듯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경우에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다.
핵무기 개발에 관해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이 보인 태도나 행동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처음에는 북한이 핵을 안보용으로 개발한 것 같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핵무기 개발을 안보보장, 에너지 원조, 경제협력 등을 위한 다목적 협상용으로 활용하다가 이제는 아예 핵 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 체제유지를 위해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으로 봤을 때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여기는 것이 현실적이다.
<슈퍼피셜 코리아> 신기욱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