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귀농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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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 배추로 억대 부농 반열에 오른 박종현 씨(왼쪽)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농장에서 재배한 배추를 들어 보이고 있다.<이승환 기자>
9일 경기도 광주 오포읍 폴리페놀 배추농장. 1만5000㎡ 규모인 비닐하우스 단지에 얼갈이 배추가 바늘 하나 꽂을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박종현 씨(31) 손길이 어느 때보다 바쁘다.
3월 초등학교 개학을 앞두고 학교 급식으로 들어갈 배추 수확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바깥은 영하 10도 동장군이 지배하고 있지만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박씨 얼굴은 벌써 한여름이다.
그는 연매출 4억원에 순이익 2억원을 올리는 어엿한 억대 부농이다. 나이는 동네에서 가장 어리지만 `조기 귀농`에 성공했다.
당초 박씨는 건축설계사를 꿈꾸며 1999년 경동대 건설공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치열한 성적 다툼이 계속됐고 서울에서는 지방 출신 건축학도에게 쉽사리 일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는 "끝없이 경쟁이 이어지는 환경에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며 "건축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학업을 접고 영농 공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씨는 "농업도 결국 먹는 장사니까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배추 재배를 시작했다"고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재배기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박씨는 가락시장 수급통계 프로그램을 매일 챙겨 본다. 배추, 상추, 청경채 등 엽채류 중 어떤 작목 경매물량이 늘었는지 혹은 경매가격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그는 경매물량이 대폭 늘었거나 가격이 높은 작목은 다음 파종 때 피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박씨는 "일반 농가에서는 가격 조건이 좋으면 다음 파종 때 물량을 대폭 늘려 심는 경향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다음 수확기에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출에서 80%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인 배추도 평범하지 않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을 500배 희석해 잎에 뿌린 `폴리페놀 배추`가 박씨 농장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특히 엽채류는 재배하는 농가가 워낙 많아서 차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경북대 원예학과에 배추 성분 분석을 의뢰해 인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적의 폴리페놀 비율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폴리페놀 배추를 첫 재배한 후 배추에서만 1억원 추가 매출이 발생했다"며 "자신 있는 품목을 2~3가지 선정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차별화하는 게 성공을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폴리페놀 배추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초 경기 지역 초등학교에 친환경 급식원료를 공급하는 유통업체가 박씨에게 납품 의향을 타진했다. 박씨는 "최신 농산물 트렌드에 밝은 대형 유통시장 중개인과 친목을 쌓아두면 사업 아이템 발굴에 도움이 된다"며 "귀농하기 전 한두 달 정도 현지 농장 경험을 하며 영농일지를 쓰는 것도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영농 경험이 적은 젊은 나이에 귀농했다면 동네에 `귀농 멘토`를 만들어 두라"며 "저는 인근 40개 농가와 작목반을 만들어 엽채류 재배 노하우를 배우고 공동 견학도 가면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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